Beethoven, 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 Mvt. 4 ‘Choral’
Presto (06:29) 'O Freunde nicht diese Tone' (18:05)
Anna Tomowa-Sintow, soprano Agnes Baltsa, mezzo-soprano Peter Schreier, tenor Jos? van Dam, bass Wiener Singverein Berliner Phiharmoniker Herbert von Karajan, conductor 1977 DG
‘환희의 송가’를 통해 모든 인간은 하나가 된다!
4악장이 시작되면 오케스트라의 서주를 지나 베이스 독창자가 일어나 “오, 벗이여! 이런 곡조는 아니오! 더 즐겁고 환희에 찬 곡조를 노래합시다!”라 말한다. 그러면 지극히 단순하지만 강한 설득력을 지닌 환희의 선율이 시작된다. 그 뒤를 이어 터키 풍의 행진곡과 느리고 장중한 음악, 환희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변주, 소나타와 협주곡 형식 등이 합쳐지면서 거대한 음악적 통일이 성취된다.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은 모두 하나가 된다. 기악을 마치 성악처럼 다루는 방식은 4악장에서 더욱 돋보인다. 9마디 상박부터 시작되는 첼로의 기악 레치타티보는 그 대표적인 예로, 이 멜로디는 후에 나타날 ‘오, 친구여’로 시작되는 베이스의 레치타티보에 해당된다. 4악장은 기악곡을 성악곡처럼 쓴 곡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간 성악곡이기도 하다. 베토벤의 시대에는 교향곡에 성악을 사용하는 예가 거의 없었다. 그것은 너무나 혁명적인 시도여서 당시의 몇몇 평론가들은 교향곡에 사람의 목소리를 넣은 것은 큰 실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토벤은 애초의 계획을 그대로 고수하여 그의 마지막 교향곡을 기악과 성악을 혼합한 장엄한 대서사시로 만들어 후대의 교향곡 작곡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변주곡 형식이라 할 수 있는데, 4명의 각 성부별 독창과 합창으로 이루어진 ‘환희의 송가’입니다. 고뇌를 이겨내고 환희에 도달한다는 음악 내용이 그야말로 압도적이죠. 처음에는 불협화음이 사용된 괴상하고 격정적인 빠른 리듬으로 시작됩니다. 도입부는 마치 “사람은 많은 투쟁을 경험하며 그것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것을 가르치는 듯합니다. 이어서 지금까지 나온 제1악장의 투쟁과 노려, 제2악장의 열정, 제3악장의 평화의 주제들을 숨 가쁘게 회고하며 두루 연주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좀 더 다른 것이다”라는 의미에서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에 의한 부정이 차례로 이루어지면서 드디어 절망 이후에 찾아오는 환희의 주제가 펼쳐집니다. 이 주제는 기품을 지닌 채 거침없이 흐릅니다. 3회 변주되어 차츰 악기의 수를 증가시키며 두터움과 색채를 더해가죠. 리드미컬한 팡파르가 멎는 순간, 바리톤이 힘차게 서장을 장식합니다. 오! 벗들이여 이와 같은 곡조들이 아니다! 좀 더 즐겁고, 더욱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지 않겠는가. 이 가사는 실러의 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입니다. 이어서 바리톤 독창은 실러의 ‘환희의 송가’를 앞장서서 부릅니다.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찬란함이여, 낙원의 아가씨여, 황홀감에 취한 우리들은 그대의 하늘과 같은 성역에 발을 내딛도다. 그대의 매력은 이 세상의 관습에 의해 끊어진 것을 다시 맺어지게 하도다. 그대의 나래가 멈추는 곳에 모든 이들은 형제가 되노라. 마지막 2소절을 합창과 4중창이 두 번 되풀이합니다.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벗이 된다는 어려움에 성공한 사람, 정숙한 여성의 사랑을 얻은 자여, 다함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그렇다, 단 하나의 넋이라도 진정 자기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자는 우리 환희의 대열로 오라. 그렇지 못한 자는 눈물을 흘리며 이 대열에서 떠나라.
마지막 2소절을 합창이 되풀이한 후 4중창이 다음을 노래합니다. 만물은 자연의 젖에서 환희를 마시도다. 모든 선한 것, 모든 악한 것은 장미 핀 오솔길을 더듬도다. 자연은 골고루 그것에 입맞춤과 포도송이를 주도다. 또한 죽음에 의해 시련 받은 벗들, 그리하여 벌레에게도 쾌락이 주어져 있고 천사 케루빔은 신 앞에 서도다. 마지막 2소절을 합창이 되풀이합니다. 다음엔 선율이 변주되어 상쾌한 군악 형태가 되고, 테너 독창과 남성합창이 따릅니다. 환희여, 하늘의 아름다운 계획에 의해 수많은 태양이 무한한 궤도를 즐거이 날아가듯이 형제들이여, 그대의 길을 개선 영웅처럼 기뻐하며 달려라. 이어서 제법 긴 행진곡의 형태로 연주되는 혼성합창은 이 시의 처음 구절을 다시 한 번 노래합니다. 분위기가 급변하여 3박자의 안단테가 되어 낮은음 현과 트롬본의 당당한 음이 등장합니다. 남성 파트가 새로운 선율을 노래하며, 높은음 악기와 여성 파트가 여기에 따릅니다. 온 인류여, 서로 굳게 포옹하라! 온 세계에 입맞춤을 주리라! 형제들이여! 별 저편에 사랑해야 할 아버지는 살아 계시다. 만민들이여 무릎을 꿇었는가? 만물들이여, 창조의 신이 존재함을 깨달았는가. 별 저편의 신을 찾으라! 별 저편에 그는 반드시 살고 계시도다. 오케스트라는 합창과 함께 무한한 환희 속에서 절정의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곡을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베토벤은 그가 원하던 ‘고뇌를 통하여 환희에로!’를 완벽하게 음악을 통해 이루었습니다.
환희에 부쳐 _ 프리드리히 실러 환희여, 신들의 아름다운 광채여, 낙원의 처녀들이여, 우리 모두 감동에 취하고 빛이 가득한 신전으로 들어가자. 잔악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은 다시 결합시킨다. 그대의 다정한 날개가 깃들이는 곳,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진실된 우정을 얻은 자여, 여성의 따뜻한 사랑을 얻은 자여, 환희의 노래를 함께 부르자. 그렇다. 비록 한 사람의 벗이라도 땅 위에 그를 가진 사람은 모두... 그러나 그것조차 가지지 못한 자는 눈물 흘리며 발소리 죽여 떠나가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연의 가슴에서 환희를 마시고 모든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환희의 장미 핀 오솔길을 간다. 환희는 우리에게 입맞춤과 포도주, 죽음조차 빼앗아갈 수 없는 친구를 주고 벌레조차도 쾌락은 있어 천사 케르빔은 신 앞에 선다. 장대한 하늘의 궤도를 수많은 태양들이 즐겁게 날듯이 형제여, 그대들의 길을 달려라 영웅이 승리의 길을 달리듯. 서로 서로 손을 마주잡자, 억만의 사람들이여, 이 포옹을 전 세계에 퍼뜨리자. 형제여, 성좌의 저편에는 사랑하는 신이 계시는 곳이다. 엎드려 빌겠느냐, 억만의 사람들이여, 조물주를 믿겠느냐, 세계의 만민이여, 성좌의 저편에 신을 찾아라, 별들이 지는 곳에 신이 계신다.
글 최은규
2013년은 추억속으로 조용히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아직 채 열어보지 않은 보물' 2014년이 바로 코앞이군요. 모두에게 행운이 되는 또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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